가스보일러의 고효율인정기준 ‘뜨거운 감자’
업체간 84% 효율, 서로 다른 의견
기관간 ‘위험하다’, ‘그래도 시행한다’ 상충
이신재 lsj71@gasnews.com
오는 7월부터 가정용 일반가스보일러의 고효율 기자재 인정 기준이 기존의 효율 82%에서 84%로 상향조정돼 적용하는 ‘고효율기자재 보급촉진에 관한 규정’에 대해 보일러제조사간 그리고 관련 부처와 기관간의 의견이 상이해 ‘뜨거운 감자’가 되고 있다.
산업자원부는 지난 2004년에 ‘고효율기자재 보급촉진에 관한 규정’에서 일반가스온수보일러의 경우 84%의 효율을 내는 보일러에 대해서만 고효율기자재로 인정되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어 올 7월부터 시행하겠다고 고시했다.
하지만 이에 대해 보일러 제조사는 ‘현행 82%를 1년가량 유지해 달라’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산업자원부는 이미 고시한 대로 ‘일반보일러의 84% 고효율 인정’ 원칙을 변경없이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.
최근 제조사 단체인 한국가스석유기기협회가 업계의 고효율 82% 유지에 대한 업계 전체의 의견을 물어 ‘84% 고효율 정책’의 문제점을 적시해 해당 부처에 건의하려 했으나 일부업체가 ‘일반보일러의 고효율기자재 인정을 아예 반납하자’는 의견을 내 세우며 반대해 만장일치의 의견서 작성이 무산된 채 ‘대다수 업체의 의견서’로 만족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.
이에 대해 ‘대다수 업체’에 속하는 한 관계자는 “84%의 열효율이 나오는 보일러를 제조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적용하지 않은 열효율”이라며 “이러한 말도 안되는 열효율의 보일러를 고효율기자재로 인정하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인데 모 업체가 이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결코 해선 안되는 일”이라고 비난했다.
한편 ‘일부업체’에 속하는 업체의 관계자는 이런 비난의 목소리에 대해 “82% 고효율 유지(혹은 유보)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”라며 “일반보일러에 대한 고효율기자재 인정 자체를 반납하는 것에 대해 지지했던 것”이라고 설명했다.
일반보일러에 대한 고효율기자재 인정을 반납하게 되면 84%의 이하의 열효율을 내는 보일러는 자연스럽게 고효율기자재가 되지 않아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고효율기자재만 인정되어 콘덴싱보일러의 보급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.
업계의 의견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기관간의 의견도 상이한 상황이다. 산업자원부가 84% 고효율을 인정한다면 가스안전공사는 84% 고효율을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.
가스안전공사는 대다수의 업체 의견과 동일하게 “기계적으로 84%의 고효율을 내는 일반보일러 제조가 가능하지만 이것은 열교환기 안전성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될 보일러가 되기 때문에 84% 고효율기자재를 지지하지 않는다”는 의견이다.
하지만 산업자원부는 “업체들 간 7월에 시행할 고시와 관련해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으나 이같은 의견과는 상관없이 제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효율기자재 인증은 현행 고시에서 규정한 대로 일반보일러 84%, 콘덴싱보일러 87%의 효율에 대해서만 고효율 기자재로 인정할 것”이라고 못 박았다. 다만 “에너지관리공단에 의뢰한 보일러의 연구용역 작업이 완료되는 데로 가스보일러의 효율 전반에 대해 그 결과를 효율관리제도에 반영할 것”이라고 강조했다.
업체간 그리고 기관간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번 일반보일러의 고효율기자재 인정 사항이 향후 업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최대의 관심이다.
2007년 06월 04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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